사람은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이 있다. 그와는 반대로 누구나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일도 있다. 그리고 하고 싶지 않은 일 가운데 반드시 해야 할 일을 다른 사람에게 시키는 경향이 있다. 이를 일컫는 말이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이다. 현대는 직장의 수직적 문화 구조가 많이 수평적으로 개선되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회사 내에서 자리의 높낮이는 있고 그러다 보니 기소불욕 물시어인이 간절히 생각나는 상황도 왕왕 발생한다.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기소불욕 물시어인의 기원
고대 중국의 공자 시대에 한 사람이 공자를 찾아왔다. 그리고 한 가지 요청을 한다. “선생님 제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실천하면 좋을 만한 좋은 말씀을 알려 주세요” 즉 자신이 평생을 살아가면서 좌우명으로 삼을 만한 경구(警句)를 알려 달라고 요청했던 것이다. 그때 그 사람에게 공자가 건넨 말이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인 것이다. 이 말을 그대로 직역하면 자신이 원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그 일을 시키지 말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누군가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일은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하기 싫어할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하기 싫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시킨다는 것은 곧 그 사람을 괴롭히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의미이다.
상하관계 속에서의 기소불욕 물시어인
대한민국은 21세기를 살아간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상하관계의 틀이 유지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회가 군대이다. 그래서 군대는 상명하복이 철저히 지켜져야 하는 사회이다. 또한 공무원 사회도 유사하다. 심지어 일반 회사에서도 여전히 정형화된 상하관계를 유지하는 곳도 있다. 그러한 곳에서 높은 자리에 갈수록 한국 특유의 체면 문화가 드러난다. 여기에서 내가 해야 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일명 아랫사람에게 시키는 경우가 있다. 오늘의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과 완전히 반대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다른 사람에게 시켜라의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상황을 다시 한자로 조합해 보면 기소불욕물 시어인(己所不欲勿 施於人)이 되는 것이다.
나는 어디에 속한 사람인가?
기소불욕 물시어인 (己所不欲 勿施於人)의 사람이 있고 기소불욕물 시어인(己所不欲勿 施於人)의 사람이 있다. 내가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일은 다른 사람에게 시키지 않는 사람이 있고 내가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일은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 시키는 사람이 있다. 나는 어디에 속한 사람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정답은 너무도 뻔하다. 그리고 아무도 두 번째 것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첫 번째 것을 선택했다면 문제는 실천의 영역이다.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그리고 기소불욕물 시어인(己所不欲勿 施於人)을 선택하는 것은 너무도 쉽고 편한 선택이다. 이러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면 나는 과연 용기와 결단을 발휘하여 기소불욕 물시어인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쉽고 편하게 기소불욕물 시어인을 선택할 것인가? 안타까운 것은 후자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이다.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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