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멸공’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한 사람의 기업인이 이념이 가득한 단어인 ‘멸공’을 사용했다. 그리고 그 단어를 여러 사람의 정치인들이 받았다. 그 이후 많은 국민이 그 기업인과 정치인들을 비판했고 급기야 불매 운동으로 번져갔다. 그 결과 기업의 주식은 폭락하고 시가총액 기준 2,000억 원이 넘는 돈이 날아갔다.
한 사람의 기업의 이념 발언
신세계 이마트 회장이 ‘멸공’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공산당이 엄청 싫었나 보다. 대한민국에 공산당을 끔찍하게 좋아할 사람들은 몇 안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그래서 ‘나는 멸공을 외쳐요’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 말을 하지 않아도 길거리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산당을 싫어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국내 굴지의 회사 회장이 공개적으로 ‘멸공’을 외쳤다. 이걸 신념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철이 없다고 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 하지만 그 여파는 생각보다 컸다.
정치인들의 맞장구
이런 철 지난 이념 발언을 들은 몇몇 보수(이 사람들이 진정한 의미의 보수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정치인들이 그 단어를 받아 소위 ‘멸공’ 놀이를 시작했다. 그 시발이 국민의 힘 대통령 후보였다. 그는 시장에서 멸치와 콩을 사고는 ‘멸공’을 연상하게 하는 ‘멸콩’ 해시태그를 달았다. 그 뒤를 이어 몇몇의 정치인들이 철 지난 이념논쟁에 동참한 것이다. 심지어 어떤 이는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를 외치기도 했다. 그리고 이 철 지난 이념 놀이를 보던 국민들이 비판하기 시작했다. 그런 종류의 이념논쟁은 나라를 둘로 가르는 매우 불량한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철 지난 이념논쟁을 즐기는 사람들은 철없는 사람들인가?
멸공의 결과
‘멸공’을 외치던 모든 사람들이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그들이 최초 어떤 의도로 ‘멸공’ 혹은 ‘멸콩’을 외쳤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들의 의도와는 사뭇 상반된 결과를 맛보고 있다. 최초 멸공을 언급했던 그룹 총수는 소비자의 반발을 심하게 불러왔고 심지어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졌다. 이에 그 회사의 주식은 폭락했고 시가총액이 2,203억 원이 증발했다는 후문도 있다. 그리고 그 피해는 주주들이 입게 될 것이다. 또한 철 없이 멸공 놀이를 하던 정치인들도 심지어 같은 당 사람들로부터도 비판을 받는 처지가 되었다. 대통령 후보는 또다시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는 비겁한 변명을 해야만 했다. 그러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멸공 사태를 어떻게 봐야 할지 그저 착잡한 마음이 든다. 더 심하게 말하면 비참한 마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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