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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시사

권모술수가 상식인 세상

by upright-life 2024. 3. 20. 10:32

 

권모술수(權謨術數)라는 말은 내가 어떤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말하는 수단과 방법은 나쁜 수단과 나쁜 방법을 포함한다. 그러므로 권모술수는 매우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렇게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사자성어가 마치 상식인 것처럼 사용되거나 혹은 행해지는 세상이 있다면 그 사회는 결코 바람직한 사회 혹은 세상이라고 부르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권모술수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권모술수의 직역

한자 사자성어인 권모술수(權謨術數)를 이루는 각 글자들을 뜯어서 살펴보자. 우선 첫 글자인 권()은 권세 권, 혹은 저울질할 권이다. ()는 꾀 모, 계책 모자이며 술()은 수단과 방법을 나타내는 꾀 술이고 마지막 글자인 수()는 셀 수, 계산할 수자이다. 그래서 그 단어들을 종합하여 직역하면(물론 여러 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꾀를 저울질하여 술책을 계산한다쯤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혹자는 이렇게 해석하기도 한다. 나쁜 꾀를 만들어 권한으로 밀어붙임이기 위해서 꾀를 계산한다. 어떠한 경우라 하더라도 목적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의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그 사람의 일 처리 방식을 놓고 야 권모술수 좀 그만 부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자칫 큰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는 모욕적인 발언일 수 있다. 왜냐하면 이 말을 듣는다는 것은 곧 인성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녁 승자와 패자 길

 

결과가 좋으면 된다는 세상

대한민국은 유난히 교육열이 강한 나라이다. 그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해서 지금의 발전된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언제나 명이 있으면 암도 있다. 교육열로 인해서 내가 내 동료를 이기지 않으면 나는 실패하는 사람이 된다는 의식도 팽배하게 작용하는 나라가 또한 대한민국이기도 하다. 아주 오래전에 ABBA라는 남녀 혼성 4인조 팝 그룹이 있었다. 그들은 많은 히트곡을 낸 바 있는 매우 유명한 그룹이다. 그들의 히트곡 중 하나의 제목이 The winner takes all이다. 그대로 직역하면 승자가 모든 것을 취한다’이다. 물론 가사의 내용은 매우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제목만 보면 우리 사회의 단면을 대변하는 말이기도 하다.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한다. 그래서 패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권모술수(權謨術數)인 것이다. 승자독식이 되면 권모술수(權謨術數)가 정당화되고 권모술수가 상식이 되는 그러한 사회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니 우리 사회는 이미 그러한 사회로 진입했는지도 모르겠다.

 

 

한 개그맨의 외침

오래전 한 개그맨이 이렇게 외쳤던 것이 기억난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그것이다. 우리는 이 외침을 듣고 그저 웃기만 했다. 그런데 이 말을 분석하면 매우 놀라운 일이 발생한다. 만약 어떤 사회가 1등만 기억한다면 그 사회는 매우 더러운 사회라는 풍자가 된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더러운 세상인가 아니면 안 더러운 세상인가? 지금 우리 사회는 더러운 세상으로 가고 있는가 아니면 안 더러운 세상으로 가고 있는가? 내 옆에 있는 내 동료를 이겨야만 살아남는 세상인가 아니면 내 동료와 함께 가도 살 수 있는 세상인가? 한 사람이 열 보를 가는 것이 좋은 현상인가 아니면 열 사람이 한 보를 가는 것이 좋은 현상인가? 아니면 열 사람이 열 보를 같이 가는 방법은 도저히 없는 것인가? 20243월 중순의 어느 날 왜 이런 주제들이 불현듯 생각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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