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자해지(結者解之)라는 말이 있다. 일을 꼬이게 만든 사람이 그 매듭을 풀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아주 쉽게 말하면 사고를 친 사람이 책임을 지고 그 사고로 인한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오늘의 사자성어인 결자해지(結者解之)를 가지고 세상을 읽다 보면 공통적 특징이 보인다. 그리고 그 특징은 보기에 따라서 분노를 유발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재미있기도 하다. 결자해지(結者解之)로 읽는 세상살이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본다.
결자해지의 의미
결자해지(結者解之)의 각 글자가 가지고 있는 뜻을 살펴보자. 결(結)은 맺을 결이다. 그리고 자(者)는 누구나 아는 대로 놈 자이다. 하지만 이 말은 사람을 지칭할 때 사용되는 말이다. 해(解)는 풀 해이다. 그리고 마지막 지(之)는 갈 지, 어조사 지로 사용된다. 그래서 각각의 단어들을 조합하면 곧바로 결자해지(結者解之)라는 사자성어의 뜻이 만들어진다. 곧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을 더 확대시켜 해석해 보자. 어떤 사람이 일을 하다가 사고를 쳤다. 그래서 그 일이 매우 볼썽사납게 어그러졌다. 그 결과 부정적 파급력도 매우 강하리라 생각이 된다. 그래서 부득불 누군가 책임을 지고 해결해야 한다. 그렇다면 누가 그 일을 해결해야 하는 것인가? 문제의 원인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최초 사고를 친 사람일 것이다. 그래서 그 사고를 친 사람이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인 것이다. 그것이 바로 ‘책임’인 것이다.
사고 치는 사람 책임지는 사람
그런데 우리 사회를 보면 특이한 현상이 하나 있다. 사고를 친 사람은 분명히 A라는 사람인데 그 사고를 수습하고 책임지고 문책을 당하는 사람은 B, C, D 등 다른 사람인 경우를 왕왕 볼 수 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사고 치는 사람 따로 있고 그 친 사고를 책임지고 해결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절대로 결자해지(結者解之)가 아닌 것이다. 오히려 결(結)에 대한 타자해지(他者解之)인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 사회 구성원들은 타자해지를 반복하는 사람들이나 집단에 대해서 신뢰하지 않기 시작한다. 어떤 사람이 앞서서 밝히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집단지성이 발동되어 사고 친 사람의 비겁함에 대해 인식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고를 치면 반드시 책임을 지고 꼬인 것을 풀어야만 하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저명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결자해지(結者解之)를 꿈꾸며
아주 예전에 서태지라는 가수는 ‘발해를 꿈꾸며’라는 노래를 불렀었다. 오늘 그 노래의 제목을 인용해 ‘결자해지(結者解之)를 꿈꾸며’라는 꿈을 꿔 본다. 누구나 일을 하다 보면 실수할 수 있다. 그럴 때 신속하게 사과하고 잘못된 일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면 되는 것이다. 비록 완벽하게 복구가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런데 핑계와 변명으로 일관하며 잘못이 아니라고 우기기 시작하면 순간적으로는 넘어갈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러한 꼼수는, 장기적으로 보면 결코 좋은 방법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저녁시간에 조용히 앉아 ‘결자해지(結者解之)를 꿈꾸며’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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