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정신 못 차리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 천방지축(天方地軸)이다. 그런데 그냥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이 아니고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경우에 더 적합하게 사용된다. 그래서 천방지축을 아주 쉽게 설명할 때 종종 성견(成犬)이 되기 전의 개춘기 강아지가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것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러한 천방지축을 매우 여실히 보여주는 사람들이 있다. 오늘은 천방지축의 의미를 살펴본다.
천방지축(天方地軸) 단어 뜯기
천방지축은 하늘 천(天), 모 방(方), 땅 지(地), 굴대 축(軸)으로 이루어진 사자성어이다. 여기에서 모 방이라는 단어는 방향을 나타낼 때 사용되는 단어이고, 굴대 축은 말 그대로 우리말 굴대를 이르는 말이다. 이렇게 단어만 나열하면 그 의미가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약간의 해석이 필요하다. 이 사자성어를 천방(天方)과 지축(地軸)을 나누어서 살펴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우선 천방(天方)은 하늘의 방위, 하늘의 방향이라는 의미로 어디가 하늘 방향인지 어디가 땅 방향인지를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지축(地軸)은 땅의 축이 어디인지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천방지축을 모아서 풀면 이렇게 된다. 하늘과 땅의 방향 그리고 땅의 축. 그리고 여기에 살을 붙이면 하늘과 땅의 방향도 모르고 땅의 축이 가로인지 세로인지도 모른다는 그러한 의미가 되는 것이다.
하늘의 방향과 땅의 축을 모름
천방지축(天方地軸)의 사람들이 가지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그것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아니면 상상으로 생각하는 자신과 현실 속에서 자신의 괴리가 매우 큰 사람들일 수도 있다. 그 결과 천방지축의 사람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자신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을 생각하지 못한다. 혹은 자신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과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향도 있다. 또한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이나 말이 지금의 상황과는 부합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착각에 빠져 쉽게 그 언행을 저지르고 만다. 그래서 결국에는 일을 망쳐버리기 일쑤이다. 이러한 천방지축의 사람들에게는 늘 뒤처리를 해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아니면 주변 사람들이 눈 감아 주는 고통의 감내가 필요하기도 하다. 이것이 바로 하늘의 방향과 땅의 축을 모르는 사람들이다.
배워서 남 주나??
‘배워서 남 주나’라는 속담이 있다. 일부는 맞는 말이고 일부는 전혀 동의할 수 없는 말이기도 하다. 내가 배우면 내 머릿속의 재산이 부유해지므로 배워서 남에게 주지 않는다. 그러나 배우는 목적 가운데 하나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기 위함도 있다. 우리는 길을 가다가 소변이 급하다고 해서 길 안쪽을 바라보며 소변을 보지 않는다.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에 그러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배움을 통해 습득된 상식인 것이다. 그 상식이 모일 때 그 사회의 수준과 색깔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천방지축의 사람들에게는 소변을 해결할 때 길 안쪽을 이용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그러한 독특한 사람들이 주목을 받으면 그 사회의 수준과 색깔은 일반 상식과 동떨어지게 되고 변질되는 것이다. 천방지축, 이 위험한 단어를 보여주는 사람들이 현실에는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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