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태자소부잠(太子少傅箴)이라는 책이 있다. 이는 서진의 문신이며 학자인 부현이라는 사람이 쓴 책이다. 이 책에 보면 근주자적 근묵자흑(近朱者赤近墨者黑)이라는 말이 나온다.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둔 요즘 이 말이 자꾸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내 색깔은 내 주변의 색깔과 같다
근주자적 근묵자흑이라는 말의 문자적인 의미는 근주, 붉은 빛깔을 띄는 물건을 가까이하면 그 사람도 붉게 되고 근묵, 붓글씨를 쓸 때 사용하는 검은 먹을 가까이하는 사람은 검게 된다는 말이다. 그 의미는 훌륭한 사람과 사귀면 나도 훌륭한 인격을 닮게 되지만 행실이 악한 사람과 가까이하면 내 인격도 매우 악하게 동화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예전 어른들은 친구를 가려서 사귀라는 말을 참 많이 하셨다. 실제로 이와 유사한 의미로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도 있고 환경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도 있다. 그만큼 누구를 만나는지가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대통령 후보와 무속
설마 대통령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선 사람이 무속인들의 가르침에 전적으로 의존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무속인의 가르침대로 하면 대통령에 당선되고 무속인들의 가르침대로 하면 당선이 된 이후에도 훌륭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궤변에 가까운 이야기이다. 그리고 대통령 후보나 그 후보의 부인이나 동일하게 무속인에 의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단지 우연한 기회에 악수를 한 두 번 했던 사이라고 한다. 본인들이 그렇게 말했으니 제삼자인 국민들은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다.
후보 주변을 맴도는 단어, 무속
그런데 문제는 대통령 후보와 후보의 부인 주변에 늘 존재하는 단어가 무속이라는 것이 아이러니이다. 최근에는 일명 대통령 후보 부인이 한 인터넷 매체 기자와 나눈 전화 통화에서 본인이 그렇게 밝혔다. ‘나는 엄청 영적인 사람입니다. 나는 술 마시는 것 좋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책을 읽고, 도사들과 삶이 무엇인지 토론하는 것을 좋아합니다’라고 본인 입으로 밝혔다. 이런 일의 처음은 대통령 후보 본인이 당내 경선 과정에서 손바닥에 임금 왕(王) 자를 써서 나온 사건이다. 그밖에도 후보 부인은 자신이 웬만한 사람보다 잘 맞춘다고 한다. 생김을 보고 맞추는 것은 하수이고 색깔을 보고 맞춘다고 한다. 그 밖에도 여러 정황들이 있다. 그럼에도 대통령 후보와 후보 부인은 무속인들과의 연결을 극도로 경계하고 그러한 질문에 매우 손사래를 치며 극구 부인하고 있다. 대통령 후보와 후보 부인이 무속인들과 관계가 없다는 그들의 말을 믿는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팩트는 그들 주변에 무속이라는 단어가 늘 따라다녔고 현재까지 따라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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