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로 디지털화된 현대 사회는 다른 사람에게 마음의 상해를 입히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온라인상에서 상대방에게 악담을 하는 것이다. 익명이 보장되다 보니 익명의 악담을 당한 사람은 해명할 기회도 없이 낙인이 찍히게 된다. 화살을 쏜 것이 가슴에 박힌 것이다. 그런데 이미 땅에 떨어진 화살을 주워서 내 가슴에 꽂는 일도 발생한다고 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한 개그맨의 영상
우연히 영상을 보다가 한 개그맨이 신인인 듯 보이는 후배와 밥을 먹는 것을 보았다. 아마도 그게 그 영상의 콘셉트인 듯하다. 그 신인이 남자 개그맨에게 한동안 마음의 고생을 했다고 한다. 악플을 너무 많이 봐서 마음의 상처가 스스로 회복하기 힘들 정도의 상태까지 갔다고 한다. 그러자 그 남자 개그맨이 이런 말을 했다. 땅에 떨어진 화살을 주워서 내 가슴에 꽂을 필요는 없다. 남자 개그맨이 매우 진지하지만 무심코 툭 던진 말이다. 그런데 그 말이 신인의 쓰린 마음에 큰 위로가 되었나 보다. 상처가 있었다는 말을 하며 이미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는데 그 말을 듣고 곧 쏟아낼 분위기가 되었다.
화살을 쏘는 세상
화살은 고대로부터 살상용 도구였다. 그 사용처는 전쟁이나 사냥이다. 중요한 것은 상대의 목숨을 앗는 도구라는데 있다. 그 개그맨은 온라인상에서 사용된 악담을 화살로 비유한 것이다. 목숨을 앗을 만큼 뼈아픈 상처를 남긴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 세상은 이미 고도의 기술사회로 접어들었고 특히나 대한민국의 인터넷 보급은 전 세계에서 인정할 정도로 유명하다. 그러한 상황이 만든 부정적인 결과도 있다. 바로 인터넷 험담이다. 온라인상에서 타인을 비방하는 것은 곧 그 사람이나 단체를 향해 화살을 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화살은 개인이나 혹은 심지어 단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기도 한다. 문제는 그게 반복되면 떨어진 화살, 즉 이미 효력이 없어진 악담도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비록 떨어진 화살이지만 전후 상황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그 화살을 보며 여전히 유효한 화살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근거 없는 악담의 심각한 결과
아주 오래전에 선플 운동을 하는 인터넷상의 동호회가 있었다. 온라인상에서 타인을 향해 가급적 칭찬을 하고 용기를 돋우는 말을 해 주자는 취지로 만든 동호회였다. 정말로 안타까운 것은 그 선플 운동을 하던 인터넷 동호회가 매우 짧은 시간에 유명무실해졌다는 것이다. 비록 이렇게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선플 운동을 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을 향해서 악담을 하고 뒤에서 험담을 하는 문화는 매우 근절되어야 하는 잘못된 습관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잘못된 습관으로 인해서 다른 사람이 심각한 피해를 입는다면 그것만큼 잘못된 일도 없을 것이다. 더욱이 그 험담의 근거가 없거나 혹은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만들어진 험담이라면 더욱 그렇다. 떨어진 화살을 주워서 내 가슴에 꽂을 필요가 없다는 말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현 상황이 심각함을 대변해 주는 말이 아닌가 한다. 가슴 한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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