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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유유상종의 사회학

by upright-life 2024. 1. 15. 10:12

 

사자성어 가운데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이 있다. 이 유유상종이라는 말에는 이미 깊은 인간의 심리가 들어있다. 그래서 그 안에는 깊은 사회학이 내포되어 있는 단어이다. 비슷한 사람끼리 모인다는 말이다. 이것을 완전히 거꾸로 말하면 비슷하지 않은 사람들은 모이지 않거나 모일 수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 안에는 이미 인간의 심리가 들어 있고 사회학-물론 내가 사회학을 잘 모르지만-이 내포되어 있다는 말이다.

 

 

유유상종의 의미

국어사전에서 유유상종을 찾아보면 대부분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생각이나 뜻이 비슷한 무리들이 서로 모여 사귐. 그러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현대적인 의미로 볼 때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모임인 동호회가 바로 유유상종의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예를 들자면 등산 동호회, 낚시 동호회, 여행 동호회, 주식 동호회 등이 있을 것이다. 이들은 공동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정보도 교류하고 활동도 같이 하는 모임이다. 그러므로 유유상종의 사전적인 의미만 놓고 보면 동호회 활동이 유유상종의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인간관계 사슬

 

유유상종의 실제 사용

그런데 사람들의 뇌리에는 유유상종이라는 단어가 결코 그러한 긍정적인 의미로 자리 잡고 있지 않다. 심지어 매우 부정적이며 조롱 섞인 의미가 강한 사자성어이다. 일례로 어떤 성격이 고약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데 그 사람도 성격이 고약하다. 누군가 그걸 보면서 쯧쯧 유유상종이라더니 딱 그 꼴이네’라고 말하며 지나갈 것이다. 그렇다 현대에 와서는 유유상종이라는 단어는 이렇게 매우 부정적인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그럼 여기에서 한 가지 질문이 생긴다. 왜 그런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모이는 걸까? 이 지점이 바로 사회학이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왜곡된 집단주의

어떤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 사람은 결코 정직한 사람과 가까이 지내지 못한다. 왜냐하면 정직한 사람과 가까이 지내다 보면 자신이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 쉽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동일한 논리로 못 된 사람은 착한 사람과 어울리지 못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못됨을 드러내기 싫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그러한 사람들끼리 모이는 것일까? 그 이유는 그들 내부적으로 나름의 왜곡된 집단주의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자신의 못됨을 합리화시키고 정당화시켜 자신들이 못되지 않았고 거짓말쟁이가 아니라고 서로가 서로를 인정해 준다. 서로가 상대의 잘못을 바로 잡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잘못이 아니라고 인정해 주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지속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못된 행동을 하면서도 왜곡된 집단주의 속에서 정당성을 찾는 것이다. 이것이 매우 비참한 유유상종의 결과이다. 그리고 안타까운 것은 현재 시점에서도 이러한 유유상종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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