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인데 마치 한여름 장맛비가 오듯 비가 엄청 쏟아졌다. 그리고 태풍급 바람도 불었다. 새벽에는 그렇게 비가 심하게 오더니 날씨가 매우 급변했다. 먹구름이 급하게 물러간 것이다. 변화무쌍한 날씨가 예보되었는데 정말 그랬다. 예보를 믿고 비가 오고 바람도 불었지만 백운호수로 만보 걷기를 나갔다. 올려다본 하늘이 드라마틱했다.
한껏 인상을 쓰고 있는 하늘
오전 7시 30분을 정점으로 폭우와 폭풍이 한풀 꺾였다. 그래서 오랜만에 백운호수 한 바퀴 돌아오는 것으로 걷기 운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여전히 비도 심하게 오고 바람도 생각보다 험악하게 불었다. 우여곡절 끝에 백운호수에 도착해 보니 하늘이 이렇다. ‘나 지금 무지 화났어’라고 말하는 듯했다. 평상시 물 색깔이 연한 초록색이었는데 오늘은 보니 비가 와서 그런지 황토색을 하고 있었다. 일명 흙탕물.
폭풍과 폭우의 결과
간 밤에 늑대 울음소리가 들려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바람 소리가 강했다. 비도 정말 심하게 내렸다. 그리고 본 백운호수의 데크 길은 온통 나뭇가지와 떨어진 잎사귀들로 뒤덮여 있었다. 소나무가 있으면 소나무 잎이 떨어져 있고 활엽수가 있으면 활엽수 잎이 떨어져 있다. 심지어 손가락 굵기의 가지들도 더러 떨어져 있었다. 그런 걸 보면 바람이 꽤나 심하게 불었던 듯하다. 그리고 추수가 끝난 논에 비가 내려 다시 무논이 되었다. 그 안에서 야생 오리들이 한가롭게 먹이 활동을 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푸근해진다.
눈으로 보이는 날씨 변화
그렇게 먹구름이 온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그러다가 남서쪽 하늘 끝에서 파란 하늘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저 멀리 조그맣게 보이던 파란 하늘이 백운호수를 절반쯤 돌았을 때에는 이미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급기야 내 머리 위로 먹구름 층과 파란 하늘 층이 뚜렷하게 구분된 하늘이 만들어졌다. 불과 30분 만에 벌어진 일이다. 그리고 간간히 햇살도 비치기 시작했다. 이렇게 변화무쌍한 날씨를 불과 1시간 동안 경험도 하고 대략 14,000보 정도도 걷고 일석이조의 아침이었다. 기분 조오타.
'일상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떨어진 화살을 내 가슴에 (0) | 2024.01.14 |
---|---|
강원도 영월 탄광문화촌 (0) | 2023.11.30 |
서울대학교 관악수목원 한시적 개방 (0) | 2023.11.04 |
케이블카를 타고 발왕산 오르기 (0) | 2023.10.22 |
청풍호 케이블카 그리고 비봉산 (0) | 2023.06.2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