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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시사

1억 8천만 원의 비애

by upright-life 2021. 6. 29. 09:15

일반적으로 이라고 하면 대한민국에서는 큰돈을 의미한다. 그리고 1년에 1억 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사람들을 가리켜 특별히 억대 연봉자라는 말도 한다. 그렇다면 18천만 원이라는 돈은 일반인들에게는 정말로 큰돈이라는 의미이다.

 

 

 

한 뉴스 진행자의 엄청난 실수

바이러스 전염병을 탈출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하는 시점에 한 뉴스 진행자가 매우 큰 실수를 저질렀다. 전염병 이전과 전염병 이후의 상황을 비교하는 수치를 취재했는데 그 대상이 한 음식점이었다. 그 음식점은 전염병 이전에 월 1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그런데 전염병이 확산된 지금은 월 1천5백만 원 정도의 매출밖에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는 보도이다. 즉 그 말은 전염병 이전보다 매출이 15%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며 85%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 수치만 보면 정말로 전염병으로 인해서 매출 감소가 심각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식당-감소-매출
식당 감소 매출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여전히 숫자

바이러스 전염병이 팬데믹 상황이 되고 특히나 확진자가 많이 나온 지역의 음식점이라면 그 상황의 심각성은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보도하려면 정말로 하루하루 먹고살기 힘든 상황을 전해야 할 것이다. 여전히 우리 사회 속에서는 하루 1천5백만 원이 아니라 15천 원의 매출로 마감하는 식당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식당들과 비교하면 월 1천5백만 원, 연 1억 8천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식당은 상대적으로 상당히 여유가 있는 식당이라고 생각이 된다. 물론 뉴스에 나온 그 식당도 나름의 고충은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런데 뉴스를 보는 일반인들의 사정보다 훨씬 좋아 보이는 식당이 취재의 대상이 되었다고 하면 시청자의 시각에서는 전하려는 메시지가 전혀 마음에 와닿지 않을 것이다.

 

 

 

시청자의 눈높이를 배려하는 뉴스

예전에 언론에 관한 한 TV 드라마에서 팩트와 임팩트를 비교하는 대사를 주인공이 했던 것을 기억한다. 임팩트를 주기 위해서 팩트를 왜곡하면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팩트를 지나치게 강조해서 임팩트가 없어지면 그것도 문제일 것이다. 그 팩트와 임팩트 사이에서 가장 조화로우면서도 전달력 있는 기사를 작성하는 사람들이 바로 언론인이라고 생각이 된다. 그렇다면 상황을 취재하며 그 내용이 어떻게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할지를 고민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보면 이 뉴스를 보면 시청자 혹은 언론 소비자의 입장에서 매우 배려받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심지어는 전염병 시대에 내가 가지고 있는 사회에 대한 현실감과 매우 괴리된 뉴스라는 생각마저도 든다. 언론이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성실하게 감당한다는 것은 결국 파헤치지 않으면 묻힐 수밖에 없는 현실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임을 생각하는 언론이 되새기기를 바란다. 세상에 겨우월 1천5백만 원의 매출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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