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에 덕숭산이 있다. 해발 495m로 내가 오르기에 매우 적당한 높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오르고 보니 산림청에서 100대 명산으로 분류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덕숭산은 올라가면서 산 전체가 불교 사찰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000년 고찰 수덕사가 자리한 곳이 바로 덕숭산이다. 그리고 수덕사의 대웅전은 현존하는 목조 건물 중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라고 한다. 실제로 보니 세월의 흔적이 깊은 무게로 느껴졌다.
출발-들머리
수덕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출발했다. 덕숭산 수덕사라는 현판이 보이는 문을 지나고 이와 유사한 몇 개의 유사한 문을 더 지나면 수덕사가 나온다. 천년고찰이라고 말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일정 규모 이상의 사찰이다. 그렇게 수덕사 경내를 지나면 곧바로 돌계단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다른 산들은 정상 부근에 깔딱 고개가 있는데 여기는 처음부터 깔딱 고개를 만나게 된다. 등린이들은 계단구간이 시작되면 반드시 체력안배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1km가 남았다는 저 이정표에서 아~ 그만 돌아갈까 그만 올라갈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계단의 규격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어떤 것은 발을 딛는 부분보다 세로의 길이가 긴 것도 있었다. 아마도 이러한 부분도 허벅지와 호흡에 부담을 주었을 것이다. 내려오며 살펴보니 올라가시는 분들이 정말 천천히 올라가시는 것을 보았다. 그렇게 해야 하는데 난... 쩝.
정상을 향하여
그렇게 돌계단을 오르고 또 오르니 이정표를 하나씩 만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만나는 삼거리. 왼쪽으로 가면 500m, 오른쪽으로 가면 740m라고 한다. 동일한 목표점인데 거리가 다르다는 것은 500m 방향은 경사가 급하고 740m 방향은 비교적 완만하다는 말이다. 여기까지 숨 가쁘게 올라왔다면 가급적 740m 방향으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500m로 올랐고 하산할 때에는 740m로 내려왔다. 그렇게 500m 구간을 지나니 정말 반가운 이정표가 보인다. 정상까지 160m가 남았다는 이정표이다. 그리고 드디어 만난 덕숭산 정상석. 분명 정상석에 495m라고 되어 있는데 기분은 1,495m의 산을 올라온 기분이다. 정상석 사진을 찍는 게 이렇게 기쁜 일이다.
정상풍경
덕숭산이 그다지 높지 않아서 그런지 정상에서의 풍경은 평범했다. 그리고 예산이 워낙 평야가 많아서 평야가 주로 보였다. 저 멀리 평야도 보이고 저수지도 보이고 반대편으로 보면 저 멀리 가야산으로 보이는 비교적 높은 산도 보였다. 덕숭산 코스는 수덕사 주차장을 기준으로 왕복 5km 정도이고 시간은 대략 2시간이 소요되었다. 시간만 보면 조금 아쉬울 수 있는 산행이지만 역시 100대 명산은 100대 명산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덕숭산은 충청남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산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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